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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

판타지_죽음 뒤 맞닥뜨릴 7 가지 지옥 [신과 함께: 죄와 벌]

 

신과 함께 1 죄와 벌 영화 포스터
출처. 네이버 영화

어느 날 애인과 함께 이야기를 했다. - 죽으면 어디로 갈까? - 죽으면 저승 세계로 가겠지. - 혹시 내가 나쁜 일을 하면 죽어서도 벌을 받을까? - 음. 누가 그랬는데. 나쁜 놈들은 죽어서도 고통받는다고. 인과 응보라는 말이 있잖아. 행한 대로 업에 대한 대가를 받는다고. 좋은 일을 하면 좋은 결과를, 나쁜 일을 하면 나쁜 결과를 불러오겠지.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은 천국에 가고 나쁜 일을 한 사람을 지옥에 가듯이? -거기에서도 거기대로 계속해서 삶을 영위하며 살지 않을까? 천국에 있는 사람들이 거기서도 계속해서 좋은 일을 하면 다시 환생한다는 뭐 그런 이야기? - 나쁜 사람들은 계속 쉬지 않고 벌을 받는 거지. - 꼭 그렇지만은 않아. 그것에 대한 잘못을 뉘우치고 잘못을 빌 용기가 있으면 그건 그거대로 괜찮아지지 않을까? 사람은 누구나 실수는 하잖아. 

 

이런 이야기를 주고받는데 갑자기 2017 년에 본 [신과 함께] 가 생각이 났다. 유명한 웹툰 작가 주호민의 원작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로 많은 사랑을 받은 영화다.

 

 

19 년 만에 나타난 귀인을 환생시켜라

화재 현장에서 여자아이를 구하고 순직한 소방관 김자홍. 그의 앞에 "예정대로 무사히 사망" 했다는 말을 건네는 강림, 해원맥, 덕춘이라고 불리는 3 명의 삼차사가 나타난다. 그들은 망자들이 7 가지의 지옥을 통과할 수 있게 변호를 맡는다. 왜 이런 일을 하냐고? 염라대왕이 49 명의 망자들을 환생시키면 자기들도 환생시켜주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

아직 자신이 죽었다는 걸 인지하지 못한 자홍에게 덕춘이 '정의로운 망자, 귀인' 이라는 이름으로 그를 추켜세운다. 이들은 19 년 만에 나타난 귀인, 자홍을 환생시키는 일이 간단한 줄 알았건만 과정이 별로 순탄하지 않다. 과연 자홍은 환생할 수 있을까? 

 

 

7 가지의 지옥을 통과하라

환생을 하려면 49 일 동안 7 개의 지옥을 모두 통과해야 한다. 거기서 재판을 받는다. 먼저,

 

1. 살인 지옥

소방관인 자홍은 한 화재 현장에서 동료를 구하지 못했다. 그래서 본 죄목이 추가된 것. 판관들이 5년 형을 선고하지만 차사들이 그는 수 십 명의 목숨을 구했음을 보여줌으로써 죗값을 받지 않게 되었다.

 

2. 나태 지옥

가만히 있으면 될걸 자홍은 자신이 돈을 번 건 순전히 '돈' 때문이었다는 말을 하고. 화가 난 초강 대왕은 그를 폭포 밑으로 떨어뜨리려 하지만 해원맥과 강림이 자홍을 구하며 그는 가정을 부양해야 했으므로 낮과 밤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을 했다고 변호했다.

 

2-1. 검수림

거짓 지옥으로 향하던 도중 지옥귀들이 나타나 공격을 한다. 당황해하는 자홍에게 강림은 자홍의 직계 가족이 사망하여 원귀가 되었을 때 이런 일이 발생한다고 설명해 줬다. 그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줄 알고 난리 피우고. 이승에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삼차사의 리더 강림이 이승에 갔다 온 후 강림은 그의 동생 김수홍이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본 사건을 파헤치게 되는데.

 

여기서 간단히 말하자면 김수홍은 군대에서 불의의 사고로 죽고 만다. 관심 병사였던 원일병이 실수로 그를 쏘게 되고 박중위가 본 사건을 덮으려 수홍을 그냥 땅에 묻는다. 하지만 그때 수홍은 숨이 붙어 있었고. 조금만 더 관심이 있었다면 목숨을 살릴 수 있었지만 수홍은 그렇게 처참하게 목숨을 잃게 되고 이 과정에서 원귀가 된 것이다.

 

3. 거짓 지옥

판관들은 자홍이 그의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 아버지(살인 지옥에서 다룬 자신의 동료)를 잃은 동료의 자식에게 거짓 편지를 98 통이나 보냈다는 점에서 재판이 진행되는데. 이때 태산대왕의 질문에 자홍이 답하지 않자 화가 난 그녀는 그의 혀를 잘라라고 명령한다. 하지만 그의 착한 거짓말로 인해 어머니의 걱정을 덜 수 있었고, 동료의 자식 또한 성장할 수 있었다는 변호로 그는 무사히 거짓 지옥을 통과하게 된다.

 

4. 불의 지옥

정의를 저버리고 타인을 돕지 않고 외면한 죄를 심판하는 불의 지옥. 그는 소방관이기 때문에 해당사항이 없어 본 지옥을 재판 없이 통과했다.

 

5. 배신 지옥

타인의 신뢰를 지고 자신의 이득만을 쫓은 죄를 심판하는 배신 지옥. 이 또한 자홍은 해당사항이 없으므로 패스.

 

6. 폭력 지옥

자홍은 어릴 적 수홍을 때린 죄로 폭력 지옥의 심판대에 서게 되는데. 삼차사들은 진광 대왕에게 합산 처벌을 요청한다. 이는 자홍이 다음 지옥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 가중 처벌로 이어지고 이를 요청했던 삼차사들의 업적도 다 사라지게 되는 것. 그들의 변호로 인해 자홍은 마지막 단계인 '천륜 지옥' 으로 넘어간다.

 

7. 천륜 지옥

염라대왕이 직접 심판. 염라대왕은 생활고로 힘든 어린 자홍이 가족의 동반 자살을 계획하고 아파서 누워있는 어머니를 베개로 질식시켜 죽이려고 한 업적으로 유죄를 선고한다. 그때 자홍은 어머니가 의식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어머니는 깨어있었다. 자신이 자식들에게 짐이 된다고 생각하여 자식 손에 죽음을 맞이하려 한 것이다. 이 사실을 안 자홍은 그대로 주저앉아 오열하고. 그때 어머니의 현몽으로 인해 땅이 크게 흔들리는데. 수홍은 검사복을 입고 어머니의 꿈에 나타나 자신은 괜찮으며 이제 군부대에 찾아오지 말라는 말을 전한다. 그리고 자홍은 옛날에 있었던 일에 대해 고백하고 사과한다. 말을  못하는 어머니지만 꿈에서는 두 아들이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목소리를 들려주며 둘을 용서한다. 

염라대왕은 "많은 사람들이 죄를 짓고 그 중 일부만이 사과를 한다. 그리고 그 중 극소수만 진심어린 용서를 받는다. 이승에서 진심으로 용서받은 자는 저승에서 죄를 심판하지 않는다." 라며 끝에 무죄를 선고하며 자홍을 환생시킨다.

 

그리고 끝에 자홍의 동생 수홍이 다시 '귀인' 으로 저승에 들어오게 되는데. 원귀가 귀인이 되는 경우는 처음이라 삼차사들도 당황하며 끝이 난다.

 

지난 일에 대해서 새로운 눈물을 낭비하지 말아라.

 

(그냥 내가 좋아하는 구절)

 

영화 신과 함께 1 죄와 벌 스틸컷
출처. 네이버 영화

하나하나 실제로 있을법한 내용들을 다루며 극중 흥미를 끌어올렸다. 실제로 러닝 타임이 약 139 분으로 보통 영화들보다는 길지만 나는 지루함을 느끼지 않았다. 그만큼 이야기가 탄탄하다.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이 잘못을 저지른다.
그리고 그중 일부만이 용기를 내어 진심 어린 사과를 하며,
또 그중 정말 극 소수가 진심으로 용서를 받는다.

죽은 후에 용서를 구하면 무슨 소용이 있으랴. 아니 죽은 후에도 용서를 작게나마 구할 수만 있어도 좋겠다. 실제로는 망자가 되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아무리 죄책감이 커도 그렇지 어릴 적 집을 나와 한 번도 동생과 어머니를 찾아오지 않은 자홍이 내딴에선 이해가 안 된다. 그 또한 가족이 정말 보고 싶었고 어머니가 정말 걱정됐겠지.. 그래도 한 번이라도 용기 내서 자신이 준비했던 전기밥솥을 들고 찾아뵀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지만 뭐 세상에 누가 ' 나 내일 죽겠지. 후회 없이 오늘 다하고 내일 죽어야겠다.' 라는 생각을 하겠는가. 미루다 미루다 할 사람은 하고, 못 하는 사람은 그걸로 끝인 거다. 그니까 그냥 최선을 다해 살아라고. 사랑하는 사람한테 사랑한다고 말하고, 용서를 빌 사람한텐 용서를 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