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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

블랙 코미디_권력이란 [슬픔의 삼각형]

 

슬픔의 삼각형 영화 포스터
출처. 다음 영화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슬픔의 삼각형]. 원제는 [Triangle of Sadness]. 2022년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었다. 계급 사회에 대한 풍자를 보여주며 '권력' 이 어떻게 사람들을 변화시키는지를 잘 보여준다. 

본 영화에서 이야기는 총 3 부로 나누어져 있. 1 부는 바로 본 영화의 주인공 칼, 야야의 이야기. 둘은 사랑스러운 모델 커플로 나오는데. 여기서 감독의 이야기를 말하자면, 일반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수익이 더 많지만 모델 업계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은 수익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게 흥미로워서 둘의 직업을 모델로 설정을 했다고 한다. 본 영화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게 뚜렷해서 좋았다. 

 

 

인간의 탐욕은 끝에 그들을 끌어내린다

공허한 러시안 부호(드미트리)의 아내가 중간에 인생은 즐길 수 있을 때 즐겨야 한다며 샴페인을 따라주는 직원에게 지금 당장 수영을 해라는 말도 안 되는 명령을 하고 설상가상으로 이를 거절할 배짱이 있는 캡틴은 방에서 나오지 않는다. 매니저가 부선장에게 해결해 달라 부하지만 부선장은 배 째라는 식으로 그냥 모두 바다에 뛰어들어라 한다. 이렇게 크루즈에 타고 있는 모든 직원들이 수영을 하게 되고 조리실까지 연락이 닿는데. 주방장이 음식이 상할 것이라며 경고를 주지만 크루즈 매니저는 무시하고. 그렇게 모든 직원들은 워터 슬라이드를 탄다.

 

태풍으로 인해 미친 듯이 흔들리는 배에서 저녁 식사를 가지는 이들. 끝내 얼마 못가 현장은 구토로 얼룩지고 쓰러지는 사람들도 있는데. 멀미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화장실에 계속 앉아있는 사람을 보여줌으로써 모든 주방 직원이 수영을 가는 과정에서 음식이 상했음을 보여준다. 자기 무덤 자기들이 판 셈이지. 멀미로 고통받고 구토를 하는데도 끝까지 손에서 샴페인을 놓지 않는 드미트리 아내의 정신, 존경한다. 이 무시무시하고 엉뚱한 갑질을 한 여성분은 파도에 휩쓸려 무인도에 도착하지만 이미 죽은 후였다. 아내의 시신을 안고 우는 드미트리. 잠시 눈물을 멈추고 아내가 찬 값비싼 보석들을 자기 주머니에 쏙 챙겨 넣고 마저 슬퍼한다.

 

그리고 크루즈에 탑승한 손님들 중에 수류탄 사업을 하는 노인 부부도 나오는데 해적들로 인해 던져진 수류탄을 이 커플이 받게 되고 크루즈가 좌초되고 만다. 끝내 자신이 만든 무기에 자신이 죽는. 자신들의 이기적인 이익만 쫓은 결과를 잘 보여줬다.

 

 

죽을 놈의 권력

본 영화에서는 '권력' 이 다다. 권력으로 시작해서 권력으로 끝난다. 아비게일이 "크루즈에서는 화장실 청소부 하지만 여기서는 캡틴"이라고 하자 처음에 모두들 어이없어하지만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판단하여 그녀를 캡틴으로 임명한다. 그때 드미트리는 충분하지 않은 저녁밥으로 인해 자기한테 문어를 더 준다면 살아서 돌아가서 그녀를 돈방석에 올려준다 하지만 아비게일은 쿨하게 무시. 부자인 사람들은 눈치가 없나? 만약 한국 사람이 이 그룹에 있었다면 이미 필리핀 여자가 바다에 뛰어 들어가서 문어를 잡은 순간부터 그녀의 어깨를 마사지해 줄 텐데. 살아남는 건 눈치싸움이란 말이다 이것들아. 

 

여성은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젊고 잘생긴 칼과 떳떳하지 않은 관계를 가지고. 매일 밤 생존 보트에서 서로 원하는 것을 주고 칼은 프레첼까지 덤으로 얻는다. 그렇게 얻은 프레첼로 여자친구 야야의 배를 채워주는데. 자존심이 세고 서로 질투에 눈이 먼 커플이라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러다 야르모(대머리 사업가)가 당나귀를 잡은 어느 날 밤, 대놓고 이상한 짓을 하는 칼과 아비게일에게 야야는 실망하고 자신도 보란 듯이 대머리에게 키스를 해 버린다. 여기서도 그렇다. 1 부에서 나온 것처럼 야야가 칼보다 수입이 더 많아 더 당당한 모습을 보이지만 무인도에서는 칼이 캡틴인 아비게일의 '성 꼭두각시'가 되고 고개를 빳빳 들고 다니게 되며 둘의 상하관계가 확 바뀌어버린다.

 

긴장의 선상에서 아비게일과 야야는 함께 하이킹을 떠나게 되고 둘은 마침내 리조트를 발견하게 된다. 그들이 닿은 섬은 사실 무인도가 아닌 휴양지인 셈. 둘은 얼싸안고 기쁨을 나누지만 아비게일은 뭔가 그리 탐탁지 않은 기분이다. 그녀는 엘리베이터를 타기 전 소변을 본다 둘러대고 큰 돌을 가지고 야야의 뒤로 다가가고. 그때 야야는 그녀에게 일상으로 돌아가면 그녀에게 일자리를 제안해 주겠다고 말한다. 자신이 도와줄 수 있다고. 그리고 칼이 무인도를 가로질러 그들을 향해 뛰어가고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 슬픔의 삼각형 스틸컷
출처. 네이버 영화

 

인간의 추악한 본성을 보여주는 듯한 영화. 끝에 아비게일이 야야를 바위로 후려쳤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아마 야야는 죽었을 것이다. 아비게일은 이미 달콤한 권력의 맛을 봤고 다시는 누군가의 밑에서 일을 하고 싶지 않을 테니. 

이 영화가 왜 슬픔의 삼각형일까에 대해서 생각해 봤을 때 초반에 캐스팅 관계자들이 힌트를 준 것 같다. 오디션을 보고 있는 칼에게 '슬픔의 삼각형을 펴'라는 대사가 나온다. 이는 미간을 찌푸릴 때 나타나는 주름을 나타내는데 이는 곧 이 계급을 나타내고 있는 듯하다. 제일 위는 돈이 많은 상류층들, 중간에는 상류층들의 비위를 맞추고 팁을 꼭 받아내고야 말리다라는 집념을 가지고 뛰어다니는 크루즈 직원들, 제일 밑에는 상류층들이 싸고 지른 오물을 군말 없이 치워야 하는, 크루즈의 지하에서 생활하고 있는 유색인종들을 대변하는 것 같이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