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_부산에 쓰나미가 온다면 [해운대]

출처. 네이버 영화

2009년에 개봉한 해운대. 현재까지 가끔 명절 특선 영화로 방영되기도 한다. 본 영화를 보러 갔었을 때 나는 굉장히 어렸었는데 부모님이랑 영화관을 찾은 것이 새록새록 기억이 난다. 처음 부산에 쓰나미가 밀어 닥치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고 후에 찾은 해운대 바닷가에서 쓰나미가 오면 어떻게 하지 걱정한 게 떠오른다. 그때 영화 투모로우를 본지 얼마 안 됐었던 터라 비슷한 종류의 재난 영화가 아닐까 기대했지만.. 뭐.. 감히 비교를 할 수 없었다. 그래도 한국에 흥미로운 재난 소재 '쓰나미'를 입힘으로써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이끌어내기 충분했다 정도.

 

 

각자의 이야기

2004년 인도네시아 지진으로 일어난 거대한 쓰나미. 본 원양어선에는 연희(하지원)의 아버지와 만식(설경구)가 타고 있었다. 만식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그녀의 아버지는 목숨을 잃게 되었고 그는 그의 죽음이 자신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죄책감을 느끼며 살고 있다. 연희를 좋아해도 그 죄책감으로 인해 함부로 고백을 하지 못하고. 하지만 그녀의 아버지의 유언대로 항상 그녀 곁에서 알뜰히 챙겨주는데. 계속해서 마음을 숨길 수 없던 그. 마음을 다잡아 그녀에게 고백한다. 그녀의 마음 깊은 곳에는 'Yes' 라는 대답이 있었지만 내일 대답해 준다며 밀당을 하는데. 그 과정에서 동춘이 연희의 아버지가 죽은 건 다 만식 때문이라는 폭탄 발언을 하게 되고 마음이 복잡해진 그녀는 만식을 멀리하기 시작한다.

 

한편 국내 해양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는 김휘(박중훈)는 동해가 2004년 인도네시아의 쓰나미와 비슷하다는 걸 발견하게 된다. 그는 해운대에 있는 사람들에게 대피령을 내려야 한다고 거듭 말하지만 재난 방재청에서는 한국은 쓰나미가 일어날 수 없는 나라라며 그의 말을 듣지도 않고 거절해 버리는데. 결국 800km의 시속으로 쓰나미는 해운대로 몰려오게 되고 아무런 재난 알림을 받지 못한 피서객들은 정신없이 도망가고 바다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다. 

 

김휘와 유진

이때 김휘의 전 아내 유진(엄정화)은 딸 지민과 부산을 방문 중이었는데. 그가 큰 쓰나미가 부산을 덮칠 예정이니 딸과 함께 떠나라고 하지만 그녀는 일이 바빠 무시하고 만다. 그리고 그녀 역시 이 재난을 맞닥뜨리는데. 김휘는 딸을 구하기 위해 호텔로 달려가던 중이었고 유진은 엘리베이터에 갇히고 만다. 유진은 물이 목까지 차오르는 상황에 더 이상 살 수 없다고 판단해 전화로 딸에게 지금 같이 있는 아저씨가 친아빠라고 말한다. 차오르는 물로 인해 말을 잇지 못하는 그녀. 그때 지나가던 변기 수리공이 그녀를 도와주고 호텔 옥상으로 대피에 성공하는데. 구조선이 도착했지만 모두 태우기에는 부족했고 그들은 딸이라도 살리기 위해 사람들에게 지민을 건네준다. 김휘는 멀어져 가는 지민을 향해 "내가 네 아빠다!" 라며 연신 외쳤고 그들은 빠르게 다가오는 쓰나미에 목숨을 잃는다.

 

만식과 연희

쓰나미를 발견한 그들은 뛰기 시작하지만 시속 800km로 다가오는 쓰나미를 이길 순 없었고 인파와 물에 허우적대며 대피를 시작하는데. 만식은 연희를 전봇대 위로 올리는데 성공하지만 그는 떨어지는 창문을 맞아 물속으로 사라진다. 그런 그를 구해준 작은 아버지. 만식은 평소에 그를 무시하고 홀대했는데. 그는 만식을 구하고 자신은 떠내려오던 전광판에 부딪혀 사망하고 만다.

 

형식과 희미

구조 대원인 만식의 동생, 형식(이민기)은 친구들과 놀러 온 희미(강예원)을 구조한다. 형식에게 반한 그녀는 그에게 애정공세를 펼치기 시작하는데. 데이트 아닌 데이트를 하며 둘은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작은 오해가 있었고 둘은 서로에게 조금 사소해지는데.

쓰나미가 왔을 때 희미는 헌팅남과 강제로 요트 데이트를 하고 있었다. 형식은 현장에 도착해서 그녀를 바로 구조해서 헬기로 올려 보내고 자신을 폭행했던 준하 역시 구출하여 함께 올라가던 도중 준하가 발버둥을 치고 그는 다시 바다로 빠지게 되는데. 동료 구조 대원이 파도가 너무 높아 다시 구조하러 가면 위험하다 하지만 형식은 그를 구하기 위해 다시 바다로 뛰어든다. 그리고 다시 올라오던 도중 둘의 무게가 무거워 그런지 줄이 끊어질 상황에 처한다. 한 명은 올라올 수 있을 것 같다는 동료의 말에 고민하는 그. 희미는 그가 무슨 선택을 할지 알고 그를 말리지만 그는 준하에게 자신의 시계를 주며 그녀에게 전해달라는 말을 남기고 빨리 데려와라 외치며 자신의 밧줄을 끊고 바다로 다시 빠진다. 그리고 그의 위로 쓰나미가 덮치며 그는 사망한다.

 

출처. 네이버 영화

인상 깊었던 건 쓰나미가 휩쓸고 간 자리에서 씁쓸하게 술을 마시며 품 안에는 우수 시민 상패를 가지고 있는 동춘의 장면이다. 컨테이너에서 사람들을 많이 구해냈기에 나라에서 받은 상이었지만 그는 그가 제일 살리고자 싶었던 사람인 어머니를 잃고 말았다. 어머니는 마을 아주머니들과 여행을 떠나 쓰나미를 피할 수 있었음에도 동춘에게 구두를 사 주고 싶어 해운대에 남은 거였다. 어머니와 마지막 통화가 될 줄 몰랐던 그는 신발 사이즈를 물어보는 어머니에게 화를 내고 신경질적으로 전화를 끊는데. 후에 물 위를 동동 떠다니는 구두를 보여줌으로써 그녀가 어떻게 됐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너무나도 가슴이 아픈 전개.

 

천만 영화라는 타이틀을 달성했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이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또 한국을 대표하는 다른 재난 영화는 [해운대] 말고는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영화를 봤을 땐 내가 너무 어렸을 때라 그런지 몰라도 나는 정말 재미있게 잘 봤었다. 아, 맞다. 그리고 전문가가 말하면 좀 들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