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관

코미디_매력적인 그녀 [크리스마스 풀 오브 그레이스]

 

크리스마스 풀 오브 그레이스 영화 포스터
출처. 위키피디아

크리스마스를 맞아 봤던 브라질 로맨틱 코미디 [크리스마스 풀 오브 그레이스]. 포르투갈어 제목으로는 [Um Natal Cheio de Graça]. 영어 제목과 동일하다. 영화를 보기 전 내 예상과 결말이 딱 떨어졌지만 볼 만한 영화. 가족의 이야기가 담겨있어 연말 분위기 느끼기 좋다. 브라질 영화는 무조건 '가족' 요소가 들어가 있는 듯하다. 끝에는 가족이 최고, 사랑이 최고. 브라질 영화에서 단골 소재다. 

살짝은 유치하기도 하지만 사랑스러운 여자 주인공의 설정에 맞아 전체적으로 괜찮았다. 포르투갈어를 아는 나에게 브라질 포르투갈어는 너무 매력적으로 들린다. 특히 여자 주인공은 시골에 와서 사투리가 있는데 이 또한 듣기 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사랑스러운 그녀와의 만남

남자 주인공 카를리뉴스는 집안에서 운영하는 회사에서 간부로 재직 중이다. 그에게는 10년간 사귄 사랑스러운 여자친구가 있지만 청혼하는 날 여자친구의 바람을 목격하게 된다. 그것만 해도 제정신이 아닐 테지만 애인의 동성 간 바람을 목격한 카를리뉴스는 큰 충격에 빠지게 되고 크리스마스를 맞아 여자친구를 집에 데려가야 하는 상황에서 고민에 빠지게 된다. 이때 강도로 부터 도움을 청하는 '그라사' 라는 여성과 집 앞에서 마주치고 서로의 고민거리를 들어주게 된다. 카를리뉴스의 이야기를 들은 그라사는 자신은 일단 아무 곳도 갈 곳이 없으며 신나는 크리스마스에 가족 없이 자기 혼자 보내기 싫다며 그의 '가짜' 여자친구가 될 것을 제안한다. 카를리뉴스는 이에 승낙하며 둘은 그의 고향으로 떠난다.

 

행복은 가까이

고향에서 만난 카를리뉴스의 가족들은 규칙을 중시하고 할머니의 눈치를 본다. 아무래도 할머니가 회사의 경영자이며 이번 가족 모임에서 후계자를 발표하기로 해서 인듯하다. 즐거워야 하는 가족 모임은 보여주기 식으로 누가 더 잘났는지 흘러가며 긴장감도 맴돈다. 하지만 철없는 그라사가 등장하며 파티 분위기는 점점 변해가고 그런 그녀의 모습에 가족들은 베벨라(바람핀 여자친구)는 어디 두고 이상한 여자를 데리고 왔냐고 비판하지만 저녁에 열린 우아한 파티 무도회에서 가족들이 듣도 보도 못한 춤을 추며 분위기를 바꿔 놓기도 하고 가족들을 노래에 참여시키면서 그들의 마음을 열기도 한다. 모든 가족들이 어려워하는 할머니까지 마음을 여는데 성공하고 가족들은 잊고 지냈던 서로의 소중함과 행복을 알게 되며 후계자는 카를리뉴스가 된다.

 

사랑을 찾아서

모든 게 순조롭게 이어가는가 싶지만 물론 영화에는 갈등이 존재하는 법. 카를리뉴스가 후계자로 선정된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한 사촌이 둘의 관계를 찾아내게 되고 그라사는 이 집을 떠나게 된다. 모든 가족들이 그라사가 가짜 여자친구라는 것을 알게 되지만 카를리뉴스는 그동안 그라사와 지내면서 그녀에 대한 마음이 '가짜'가 아님을 알게 된다. 

그는 회사의 후계자로 선정되지만 그건 자기가 원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닿게 되고 진정으로 자기가 원하는 그라사를 찾기 시작한다. 그녀에게 마음을 열었던 가족까지 합세하고 개인적으로 극호감이었던 캐릭터 밀루(카를리뉴스 가족)와 그녀의 남자친구의 SNS를 이용해 그라사 찾기 대작전을 시행한다. 

손자의 사랑을 이해하는, 그라사를 정말 마음에 들어한 할머니가 직접 떠나기 직전의 그라사를 찾아서 버스 터미널로 오게 되고 그 길로 카를리뉴스와 그라사는 다시 만나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된다.

 

영화의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
출처. The Family Nation by Ankit Karki

초반에는 여자 주인공의 설정이 너무 과하고 행동 하나하나가 너무 철없이 느껴져 보지 말까.. 했지만 영화 중반을 달려가며 점점 빠지게 되었다. 그라사의 말투, 정말 매력적이다(개인적). 뭔가 전라도 출신 사람들이 말하는 방식이랄까. 털털하고 꾸밈이 없다. 

 

크리스마스 영화라 그런지 두 주인공은 무조건 사랑에 빠지게 될 것이다라는 논리가 맞았고 브라질의 감성이 들어나는 영화였다.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 의 Lover 라는 곡이 OST로 들어가 있기도 하다. 포르투갈어-한국어 번역도 굉장히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되어있어서 영화를 보는 내내 많이 웃었다. 러닝 타임은 1시간 45분으로 가볍게 팝콘 먹으면서 보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