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관

미스터리_죽었던 사람이 되돌아왔다? [착오: Glitch]

넷플릭스 드라마 글리치 (착오) 배우들
출처. Rotten Tomatoes

한국 이름은 [착오]. 원제목은 [Glitch/글리치]. 미국 드라마가 아닌 호주에서 제작된 시리즈이다. 개인적으로 호주 영어와 악센트를 좋아해서 더 정이 간 시리즈.

제목을 보고 좀비물인가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 텐데 좀비물이 아니다. 한 번 죽었던 사람들이지만 평범한 다른 사람들처럼 대화도 가능하고 쇼핑도 하며 서로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

 

내 와이프는 2년 전 죽었는데..

유라나의 묘지에서 7 명의 사람들이 무덤에서 나오기 시작한다. 바로 죽었던 사람들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다시 깨어난 것. 머리도 없고 끔찍한 몰골로 나왔냐고? 그렇지도 않다. 땅에서 갓 나와 흙투성이지만 모두 다 정상이다. 2년 전에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났던 경찰 제임스의 아내 케이트에서 150년 전에 죽은 유라나의 첫 시장 패디까지. 

드라마 초반 7 명에 포함된 이탈리아 사람은 병원에서 탈출하여 제약 회사에 가려다 실패하고 제임스의 차를 타고 다시 병원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 다리에서 갑자기 재가 되고 만다. 

여기서 궁극의 미스테리가 시작된다. 7 명의 사람들이 다시 삶으로 되돌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방금 죽음에서 돌아온 자가 재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라나에 보이지 않는 경계선이 있는 것일까?

 

각자의 스토리를 담은 전개

무덤에서 나온 이들은 자신의 나이, 이름도 모르는데. 심지어 자신이 이미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다. 제 2 의 삶이 시작되며 풀어나가는 스토리에서 자신이 과거 누구였는지, 어떻게 죽었는지 점점 기억이 돌아오기 시작하는데. 

그들은 죽은 시점 그대로의 외모를 가지고 있으며 엘리사라는 여성 의사가 비밀리에 그들을 보살펴 준다.

유방암으로 죽었던 케이트, 세계 1 차 대전에 참여했던 영웅 찰리, 딸을 그리워하는 절실한 기독교 신자 마리아, 말과 행동 모두 거칠지만 누구보다 불우하게 죽었던 커스티, 피츠제럴드 유산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패디까지. 

그리고 의사 엘리샤와 독특한 관계가 있어 보이는, 과거가 제일 궁금한 존. 그들의 과거 이야기 하나하나 보는 것도 이 드라마의 독특하고 재미있는 요소였다.

 

그리웠던 사람이 돌아오면 해피 엔딩일까?

앞서 말했다시피 케이트는 약 2 년 전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났으며 그 자리를 케이트의 절친 세라가 차지한다. 그녀가 죽은 지 1년도 되지 않아 세라와 결혼을 하고 임신까지 한 상태. 모든 걸 알게 된 케이트는 절망하고 제임스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나중에 세라가 제임스와 케이트가 잔 걸 알게 되고 둘의 우정은 틀어지게 되는데. 이 세 명의 삼각관계를 보면서 과연 누가 잘못한 걸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가장 사랑하는 친구를 잃은 세라가 힘든 시간을 보내며 그 그리움과 슬픔을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제임스와 함께 나누다 다른 하나의 사랑으로 싹트게 만든 세라의 책임일까? 아니 죽었다가 갑자기 나타나서 잘 살고 있던 둘을 방해하는 케이트의 잘못일까? 사랑하는 현 아내가 있지만 사랑했었던 전 아내가 돌아와 자신을 저지하지 못하고 둘 다 사랑한 제임스의 잘못일까?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닐 터지만 시청자로 하여금 많은 의문을 주는 관계였다. 

 

죽음 곁에는 또 다른 죽음이 찾아온다

사실 이 7 명만 죽음에서 돌아온 캐릭터가 아니다. 또 다른 부류들이 있는데 그들은 죽음의 '메신저'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다. 첫 메신저는 제임스의 동료 자동차 사고가 난 후 사람 자체가 바뀐 '빅'. 후에 마리아를 살인한다. 

가스 폭발 사고로 죽었다가 살아난 필도 이와 같은 부류가 된다. 이들은 바로 죽었다 살아난 사람들을 다시 자연으로 보내기 위해 악의 가면을 쓴 사람들. 자연을 거부하면 무시무시한 결과가 모든 인류들을 덮칠 거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이들이 맞긴 한데.. 너무 부정적으로 나와서 악당인 듯싶고..)

 

후에 제임스 또한 화장실에서 머리를 찧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고 그의 아내 세라 또한 아이를 낳다 죽어 메신저가 된다. 찰리의 남자친구 라프가 경찰의 테이저 건을 맞고 심장마비로 죽었다 살아나기도 하는데. 이로 인해 그들도 자신이 사랑하는 주위 사람이 그들과 같은 경험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자신들은 존재해서는 안 될 사람들이라는 걸 깨닫게 되며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계속해서 어이없게 죽어 나가 메신저가 되는 사람들을 보며 어떻게 죽음을 이렇게 쉽게 보여주고 허비할 수 있을까 실망했지만 드라마에서 없을 수 없는 전개임을 고려해 계속해서 시청했다.

 

영화 스틸컷 케이트와 그의 남편 제임스, 남녀 둘 배경
출처. ECLECTIC POP

자연의 섭리를 부인하면 큰 재앙이 닥쳐온다는 메세지를 주고 싶었던 것일까. 신선한 스토리로 개인적으로 굉장히 재미있게 본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