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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시리즈_누구나 가지고 있는 비밀 [더 스트레인저]

영국 미스테리 스릴러 시리즈 [더 스트레인저]. 유명한 미국인 소설가 할런 코벤의 작품이다. 아직 그의 작품을 책으로 접해 본 적은 없지만 (현재 읽고 있는 '행복 목욕탕'을 읽은 후 그의 소설,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를 읽을 예정) 넷플릭스로 [스테이 클로즈]를 시청한 적이 있다. 두 작품 모두 영국 배우 리처드 아미티지 (Richard Armitage) 가 나온다는 점과 또한 비밀을 소재로 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었다.

[스테이 클로즈] 를 워낙 재미있게 봤던 터라 [더 스트레인저] 도 기대를 가득 품었다. 결과, 성공이었다.

 

 

비밀을 속삭이고 떠난 낯선 사람

애덤은 변호사로 사랑스러운 두 아들과 학교 선생님인 예쁜 아내와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있다. 어느 날, 낯선 이가 다가와 애덤에게 아내에 대한 비밀을 털어놓고 유유히 사라지는데. 바로 아내, 코린이 애덤과 헤어지지 않기 위해 가짜 임신 및 유산을 연기했다는 것.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이 이상한 말을 지껄고 사라져 기분이 나빠진 애덤. 물론 이 아내에 대한 믿음이 낯선 이의 개소리보다 강하지만 찝찝함은 사라지지 않고.

그 길로 그녀가 말한 정보대로 단서들을 찾기 시작한다. 아내의 카드 내역에서 가짜 임신을 도와주는 사이트에 송금한 내역을 찾게 되고 아내와 말다툼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길로 코린은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어. 당신도 그렇고." 라는 미스테리한 말을 남기고 사라지는데. 코린은 비밀을 숨기고 대체 어디로 간 걸까? 

 

 

비밀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메인 캐릭터인 애덤과 코린, 그들의 큰아들과 학급 친구들, 한 학급 친구로 인해 벌어진 일을 쫓고 있는 경찰들, 은퇴를 앞두고 있는 경찰 조아나의 친구 하이디, 하이디의 딸, 애덤의 의뢰인 마틴 등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아닌 '비밀'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모두 평범한 일상을 보내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 비밀을 하나씩 감추고 살고 있는 사람들. 하이디도 이 낯선 사람에게 딸에 대한 비밀을 들으며 1만 달러를 준비할 것을 요구받는데. 이는 바로 딸이 돈 많은 늙은 남성과 만남을 가지며 스폰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은퇴를 준비하는 하이디와 항상 고대했던 여행까지 계획한 마당에 1만 달러의 돈이 있을 리가 없어 고민하는 하이디 앞에 패트릭이라는 경찰이 나타난다. 그 역시 낯선 여자를 찾고 있었는데. 하이디가 시원한 답을 내놓지 않자 그녀를 총으로 쏴 버리는 패트릭. 그 또한 남모를 비밀이 있는 것일까?

 

 

결말_비밀은 비밀을 낳는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코린의 위장 임신 및 유산은 진실이다. 하지만 여기도 비밀이 존재했다. 바로 남편 애덤이 동료와 바람피운 것을 눈치채고 남편과 헤어지지 않기 위해 꾸며낸 거짓말이라는 것이다. 

결말 부문에서 코린은 살해된 채로 발견이 되는데 축구 클럽에서 공금 횡령한 이웃집 친구 트립을 코린이 되돌려 놓으라고 꾸짖자 화가 난 트립이 그녀를 살해한 것이다. 그리고 모든 누명을 코린에게 뒤집어 씌운다. 모든 진실을 알게 된 애덤은 화가 나 트립을 쏴 죽이고 이를 목격한 경찰 조아나는 애덤과 그의 가족들을 위해 못 본 척하고 사건을 종료시킨다. 이는 이 둘 사이에 또 다른 비밀이 생겨나게 된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비밀을 폭로하고 다니는 낯선 여성도 비밀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녀는 바로 애덤 의뢰인 마틴의 딸. 하지만 그녀의 어머니가 애덤의 친아버지와 불륜을 저질러 자신을 낳은 것을 알게 된다. 또한 그녀는 어린 시절 내내 어머니가 그녀와 아버지 마틴을 버리고 집을 나간 것으로 생각했지만 사실은 마틴이 아내를 살해하고 벽에 시신을 방치한 채로 지낸 것. 그러니 그녀는 이 사실을 모르고 몇 년을 벽에 방치해 둔 어머니 시신과 함께 살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모두 알게 된 그녀는 비밀이 모든 관계를 망친다는 것을 깨닫고 비밀이 있는 모든 관계는 사실상 필요 없는 관계라 생각해 사람들에게 비밀을 알리고 다니는 일을 했었던 것이다. 그녀는 나중에 비밀로 인해 고통받을 친오빠 애덤을 위해 코린의 비밀을 알려준 것. 이런 결말을 낳을지 모른 채 말이다.

 

진실을 다 알아야만 할까? 모르면 더 나은 진실이 정말 존재할까?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위해 어떠한 비밀도 감수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큰 비밀을 감추리라. 하지만 그건 또 하나의 거짓말이다. 거짓말이 또 다른 거짓말을 낳는 것처럼 비밀은 또 다른 비밀을 낳는다.

나는 속 좁은 인간이라 그럴지 몰라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 묻혀둔 비밀에 대해 알고 싶고 그 비밀을 들으면 나 혼자 또 괴로워할 것 같다. 과연 관계를 찢어놓는 비밀들은 그냥 그대로 묻어두는 게 좋을까? 많은 물음표를 주는 시리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