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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실화 다큐멘터리_스타에서 범죄자로 [손도끼를 휘두른 히치하이커]

손도끼를 휘두른 히치하이커 카이 실제 인터뷰 장면
출처. Pinterest

인터넷 영웅이 한순간에 나락 간 다큐멘터리. 2013년 미국에서 실제 있었던 일을 배경으로 한다. 포스터에 나온 남성은 연기자가 아니라 실제 인터뷰 영상에서 발췌한 이미지로 실존 인물이다. 원본이 아직 유튜브에 있으니 확인하고 싶으신 분들은 한 번 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하루 만에 인터넷 스타가 된 카이

그의 실명은 케일럽 로렌스 맥길버리로 사람들에게 카이로 불린다. 그는 히치하이커로 한 차를 얻어타게 되고 갑자기 그 운전자가 공사장으로 돌진하여 흑인 작업자를 다치게 한다. 작업자를 도와주는 여성들의 목을 조르기도 하는데. 그때 카이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손도끼로 그의 머리를 강타한다. 

뉴스 진행자들은 특종의 냄새를 맡고 바로 현장에 달려가 그를 인터뷰하는데. 한 진행자가 이를 유튜브에 올리며 영상은 순식간에 퍼져나간다. 그는 인터뷰에서 자신은 위험으로부터 시민들을 구하는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며 자신이 도끼로 사람의 머리를 내려친 걸 잊은 듯 신나게 떠벌리기 시작한다.

 

''No matter what you've done, you deserve respect. Even if you make mistakes, you're lovable. And it doesnt matter your looks, skills, age, size or anything... you're worthwhile!''
"여태 어떻게 살았건 당신은 존받을 가치가 있어요. 실수를 해도 사랑받을 자격이 있죠. 외모, 능력, 나이 상관없이 당신은 가치 있는 존재랍니다!"

 

라는 명언 아닌 명언을 남기기도 하며 그는 한순간 영웅으로 떠오른다. 어떻게 그 남성의 머리를 쳤는지 "Smash! Smash! Smash!" 하는 장면은 인터넷에 밈이 되어 돌아다니기도 했다. 순식간에 스타덤으로 끌어올린 건 그가 일반 사람이 아닌 노숙자라는 점에서도 가산점을 받을 만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의문이 들었다. 아니, 보통 사람이라고 하면 노숙자가 도끼를 가지고 있다는 자체에 의문을 가져야 하는 게 아니야? 그리고 아무리 누군가를 위험에서 구해낸들 도끼를 맘대로 휘둘러서 머리를 깬 게 정상적인 건가? 저걸 또 밈으로 만들어서 배포하는 사람들은 뭐 하는 사람이야? 라는.

 

 

돈에 눈이 먼 미디어가 인식하지 못한 진실들

카이가 점점 유명해지자 이를 만나고 싶어 하는 방송 관계자들이 많아졌다. 그들은 카이 섭외에 안달 나있는 상태였는데 과연 왜 그랬을까?

 

1. 손도끼로 시민을 구한 백인 남성

2. 그가 노숙자였음

3. 사람들의 눈치를 보지 않는 거침없는 그의 말투와 행동

4. 어딘가 모자라 보이지만 순수하고 재미있는 구석이 있음

5. 돈방석에 앉을 기회를 주어도 자신은 서핑이나 하며 약이나 한다는 막힘없는 입담

6. 외모가 괜찮고 음악에 재능이 있음

 

 

지밀 키멜 쇼에서 어렵게 그를 섭외했지만 당시 캐스팅 매니저의 인터뷰를 보면 참 답답한 구석이 많았다.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바지를 내려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 별 위에 소변을 하고, 미친 듯이 술을 마시며 로비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기도 한 그를 말리지도 않고 그저 상품화하려는 목적으로 계속해서 그를 방치한 것이다. 그가 정상이 아님을 알지만 그를 스타로 만들기 위해 이런 그를 무시하고 방송에 내보내기도 한다. 방송을 할 정신머리가 아닌 걸 지미도 눈치챈 것일까. 그의 노련함으로 방송은 잘 마무리가 되었고 그는 더욱더 사랑받기 시작했다. 그 인기를 타고 음악성이 있는 그는 밴드와 함께 음악을 할 기회도 잡았다. 하지만 거기서 멤버들은 그에게서 충격적인 사실을 듣게 되는데. 바로 그를 스타로 만들어준 손도끼 사건의 운전자에게 그가 약을 준 것. 그리고 그 운전자는 약으로 인해 이상 행동을 한 것이다. 

 

 

한순간에 범죄자가 된 스타

카이의 주변 사람들은 카이의 계속되는 거짓말로 인해 그를 점점 멀리하게 되고 대중들에게도 인기가 식어갈 즘 사건이 터지고 만다. 바로 변호사 조셉 갈피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것이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갈피가 자신을 성폭행하려고 시도해서 살해를 했다라는 식으로 주장한다. 하지만 그를 입증할 단서도 없다. 갈피의 주변인들은 그가 그런 인물이 아니라는 점과 갈 때도 잘 때도 없는 카이를 도와주려 기차표를 끊은 점, CCTV 확인 결과 배심원은 카이가 그를 살인했다고 판단, 그를 57 년형을 선고한다.

 

케일럽 로렌스 맥길버리 법정 사진
출처. Radio Times

 

카이가 폭력적인 성향이 있고 제정신이 아닌 짓을 하는 걸 주위 사람들, 방송국 관계자들이 그에게 도움의 손길을 주었다면 그는 나아질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자극적인 요소 거리만 찾는 미디어계와 보고 싶은 대로만 보고 듣고 싶은 대로만 듣는 대중들의 양상을 잘 보여준 다큐멘터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