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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

로맨틱 코미디_세 여자의 우정을 그린 [썸원 그레이트]

영화 썸원 그레이트 포스터
출처. IMDb

세 여성의 우정을 그린 코미디 영화 [썸원 그레이트]. 요즘 넷플릭스에서 많이 보이는 '지나 로드리게즈' 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지나가 9 년 동안 사귄 남자친구 네이트와 헤어지면서 이별을 극복하는 이야기다. 친구들과 함께 오버스럽지만 사랑스러운 나날들을 보내는데. 이런 친구들과 함께라면 뭐든 재미있지 않을까? 뭐든 것을 나눌 수 있는 친구 한 명만 있어도 성공한 인생이라는 말에 딱 부합할 정도로 멋진 친구들을 가지고 있는 제니(지나 로드리게즈) 가 부러운 영화.

여담으로, 본 영화는 OST 가 굉장하다는 말이 많다. 이 또한 본 영화를 시청하는 데 있어서 무한한 보너스 요소가 된 듯하다.

 

 

우린 아름다웠어

뉴욕에 살고 있는 그녀는 오랜 시간 꿈꾸던 '롤링 스톤' 의 저널리스트에 합격한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9 년 동안 사귄 네이트와 장거리를 시작해야 한다는 슬픔에 빠지고 엎친 데 덮친 격 남자친구와 이별을 하게 되는데...

슬픔에 잠긴 채 뉴욕을 떠날 수 없다고 생각한 그녀는 베스트 프렌드 에린과 블레어와 함께 밤을 불태울 콘서트 티켓을 구하는 여정을 떠난다. 중간중간 네이트와의 추억도 덤으로. 인생의 1/3 을 네이트와 함께 지냈는데 일상 곳곳에 그가 남아있는 건 당연하다. 

영화를 보면 그녀의 남자친구 네이트가 얼마나 좋은 남자인지 알게 된다. 매력 덩어리에 섹시하고, 제니를 엄청 사랑하는 게 느껴지는데. 네이트가 제니를 더 좋아하는 것을 누구나 다 느꼈을 것이다. 아마 그런 네이트가 이별을 고했으니 제니도 받아들인 게 아니었을까. 

끝에 제니가 를 회상하며 쓴 편지는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평생 갈 수 있으면 좋겠다

널 놔줘야 하는 순간이 오지 않았으면

하지만 그건 안 되겠지?

'한 번만 더' 라는 건 없어

널 만났을 땐 모든 게 새롭고 흥미로웠고

이 세상은 가능성으로 꽉 찬 듯했어

지금도 네게, 그리고 내게 가능성은 무한해

하지만 '우리'는 없지

그때부터 지금까지 여기에서 거기까지

우리 사이는 멀어졌지만

어른이 됐어

몇 개의 큰 조각으로 깨진 건 되살릴 수 있지만

그냥 깨지는 게 아니라 산산조각 날 때도 있거든

하지만 빛을 비추면

산산조각 난 유리에서도 빛이 나

그리고 그 순간

조각난 우리의 지난날이 햇살에 빛나는 순간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기억하게 될 거야

앞으로도 늘 아름다울 거야

우린 아름다웠으니까

마법 같았으니까

 

 

끝에는 모두가 성장한다

제니는 친구들과 함께 아픔을 잊어보려 하지만 그게 참 쉽지가 않다. 중간, 제니와 네이트가 말다툼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제니는 지나고 보니 그런 순간까지 다 좋은 추억이라고 깨닫고. 분명 좋은 순간이었을 테다. 상대방에게 관심 없는 연애는 누가 뭘하든 뭘 잘못했든 잘잘못을 따지기 보다 말다툼하는 것을 피하려 아예 입을 닫고 살 테니 말이다. 

확실히 제니는 슬프다. 하지만 자신이 네이트와 다시는 못 만날 것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진실 속에서 느끼는 슬픔과 아픔은 그녀를 계속 괴롭힐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녀는 자신의 꿈을 위해, 사랑했던 그를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려 한다.

 

본 영화에는 제니와 네이트의 이야기 말고도 사랑스러운 친구 에린과 블레어의 이야기도 함께 다루는데. 좋아하는 여자친구가 있지만 사랑이 무서워서, 겁이 나서 표현을 잘 못하는 에린과 행복하지 않음에도 정으로 남자친구와 함께 살고 있는 블레어. 끝에는 여자친구와 다시 행복해지는 에린과 사랑하지도 않은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나서 새로운 인연을 만나는 블레어로 끝난다. 자신의 감정을 속이지 않고 정면돌파하는 모습들이 부럽기도 하고 당당해서 좋았다.

 

출처. Great Decider / Vox

가볍게 볼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 현실적인 부분들을 많이 다뤄 여운이 더 길게 가는 것 같다. 9 년 사귄 남자친구와의 이별을 처음에 받아들이지 못하는 제니의 모습에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느꼈으리라. 하지만 이별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조금은 더 성장한 제니를 보고 "그렇췌!" 를 외치게 된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 사랑하는 관계를 매듭지을 때는 마음 한곳이 적적하고 우울하며 계속해서 심장을 바늘로 쿡쿡 찌르는 느낌이다. 특히 온 마음을 다 바쳐서 사랑한 관계는 더 그럴 테다. 하지만 그녀의 편지에 나왔듯이 아름다웠으면 된 거다. 그 사람도 내 인생의 한 부분이었고 아름다운 추억이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