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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

재난_희망을 잊지 마라 [터널]

출처. 네이버 영화

자동차 영업을 하고 있는 정수(하정우). 딸의 생일에 케이크를 사 들고 집으로 향하는데 터널로 진입하자마자 붕괴되어 갇히고 만다. 과연 그는 무너져버린 캄캄한 터널에서 세상 밖으로 다시 나갈 수 있을까? 

[터널]은 2016년에 개봉한 영화다. 나는 하정우의 열렬한 팬으로 그가 나오는 작품들은 모조리 다 보는데 이 역시 그의 무대 인사 일정으로 영화관에서 직접 시청했다. 그의 연기력이 돋보이는 영화. 배두나, 오달수 등 이름있는 배우들도 나오니 재미는 보장되어 있다. 현재 넷플릭스에서도 볼 수 있으니 걱정 마시라.

 

 

터널 속에 갇히게 된 정수

주유소에서 주유를 하고 생수를 2 병 받은 그는 아무렇지 않게 생수병을 자동차 뒷자석에 던져버린다. 그리고 계약을 진행하자는 고객의 전화를 받은 그. 한껏 기분이 좋아진 그였지만 터널에 진입하자마자 그 행복은 재로 변해버리는데. 바로 큰 굉음과 함께 터널이 무너진 상황. 그로 인해 그는 차 안에서 매몰되고 만다. 터널 안이라 그런지 휴대폰도 잘 터지지 않고 여차저차 119와 연결에 성공하지만 그들은 무미건조한 말투로 그에게 무슨 터널인지, 이름 등을 물어보다 연락을 끊는다.

구조 대원이 그를 구하려 드론까지 동원하지만 철광석 같은 물질이 너무 많아 전파가 방해되어 이마저도 쉽지 않다. 대경(오달수)은 직접 차를 몰아 붕괴 지점 앞까지 가게 되고 클락션으로 인해 정수가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바로 일어난 2차 붕괴. 대경은 구조가 1주일 이상 소요될 수 있다고 그에게 알리고 정수는 낙심한다. 

 

주유소에서 받은 생수 2 통과 딸의 생일로 인해 산 케이크가 그의 유일한 식량. 그는 이를 조금씩 나누어 먹는다. 그 순간 그는 자동차 앞에 매몰되어 있는 환풍기에 '3' 이라는 숫자를 보게 되고 구조 대원에게 이를 알린다. 시간이 지나고 그는 강아지를 발견하고 환풍기 너머로 슬금슬금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그곳에서 다른 생존자 미나(남지현)를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미나는 철근이 옆구리에 박혀있는 상태로 아주 위급한 상황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물과 식량을 나눠주는 정수. 그러나 그녀는 얼마 못 가 사망하고 만다.

 

 

대한민국의 문제를 보여주는 영화

식량은 다 떨어져가고. 정수는 강아지 탱이의 사료와 자신의 소변으로 목숨을 이어가고 있는데. 어느새 구조대는 정수가 말한 3번 환풍기 위를 다 파 가는데 성공하지만 그 아래에 정수는 없었다. 구조 대원 모두 설계도를 확인해 보는데 홍보 영상에는 환풍기가 7개 있었으나 설계도에는 6개가 그려져 있는 상황. 터널이 설계도대로 시공되지 않았던 것이다.

 

정수의 핸드폰 배터리도 다 닳았기에 연락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 많은 날이 지났음에도 작업반장은 그를 포기하지 않고. 그러다 큰 사고가 나 반장마저 목숨을 잃고 만다. 사람들은 이미 죽었을지도 모르는 사람으로 인해 희망을 갖지 말고 더 이상의 구조는 진행하지 말라고 그의 아내 세현(배두나)를 압박하는데. 국토교통부 직원 또한 그녀를 찾아와 2터널 재시공 공사 동의서를 들먹거리며 모두가 지친 상황이라며 사인할 것을 요청한다. 대경은 발파 작업 전 그의 생존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혼자 내려가서 청음기를 사용하려 하지만 위에서 그를 끌어올리는 바람에 청음기를 떨어뜨리고 실패한다.

 

사람들이 자신을 죽은 목숨으로 생각해 터널을 폭파한다고 들은 정수는 온 힘을 다해 길을 만들려고 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고 짖어대는 탱이로 인해 발파 작업이 곧 시작될 걸 직감한다. 마지막 힘을 쏟아 미나의 차에 도착해 경적을 울리고 청음기에 이 신호가 잡힌 것을 확인한 대경은 발파를 중지하지만 작업자들은 이를 듣지 못해 계획대로 발파가 이루어지고 만다. 그 후 구조가 다시 재개되었고 35 일 만에 정수를 구조하는데 성공한다.

 

그가 구조되자 많은 방송국 기자들이 취재하러 북새통을 이룬다. 장관마저 그와 사진을 찍기 위해 응급 헬기 출동까지 멈추고 방문했는데. 욕할 힘이 없는 그는 대경에게 "다 꺼져, 이 개새끼들아!!" 라고 말할 것을 부탁하고 대경은 그를 대신해 후련하게 외친다. 장관은 자신 보고 한 말인 줄 알고 당황해하는데. 

 

영화 터널 스틸컷 영화 터널 스틸컷 하정우
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 [터널]은 현실적인 면에 맞춰서 재난 영화를 꾸려나갔다. 그가 언제 구조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 실재적으로 상황을 보여줬다. 또한 자신도 위험한 상황에서 다른 생존자에게 식량을 나눠주는 모습으로 인간적인 면모를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자극적인 미디어를 내보내기 위해 달려드는 언론들, 삼풍 백화점 사태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잘 이루어지지 않는 설계 문제, 개인의 목숨보다 이익과 생산적인 부분에만 초점을 맞춰 행동하는 정치인들까지 대한민국의 모습을 잘 담아내어 풍자하지 않았나 생각이 드는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