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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

코미디_하와이 리조트에서의 악몽 [화이트 로투스] 시즌 1

HBO 더 화이트 로투스 시즌 1 포스터
출처. Rotten Tomatoes

친구의 추천으로 [화이트 로투스]를 시청하게 되었다. 백인 상류층들이 화이트 로투스라는 하와이 호텔에 휴가로 머무르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들을 다뤘다. 이야기가 정말 믿도 끝도 없이 휘황찬란하고 어이가 없음의 연속이지만 이게 바로 본 시리즈의 매력이다.

2022년 에미상을 받은 작품이라고 한다. 각본상부터 감독상, 작품상까지 본 시리즈가 수상해 더욱더 관심이 갔다. 현재 HBO 플랫폼에서 시청할 수 있다. 

 

 

악몽의 시작

하와이 공항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한 남성(셰인) 앞에 앉은 노부부. 그들은 남성에게 휴가를 잘 보냈냐, 어느 호텔에서 머물렀냐고 물어보는데. 이에 남성은 머물렀던 화이트 로투스라는 이름을 알려주자 그들은 그곳에서 사람이 죽었다며 기겁한다. 그리고 신혼여행인데 부인은 어디 있냐는 말에 남성은 화를 내며 말을 걸지 말아 달라고 하는데.

 

이야기는 거슬러 1주일 전으로 돌아간다. 하와이 초호화 호텔에 가기 위해서는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데.

휴가 온 미국 상류층의 가족으로 성공한 여성 기업가 니콜과 남편 마크, 딸 올리비아, 아들 퀸, 딸 친구 폴라 그리고 엄청나게 부자인 남편 셰인과 저널리스트 아내 레이첼 그리고 어머니의 죽음으로 슬퍼하는 타냐. 이렇게 한배를 타고 간다. 그녀는 평소 바다를 좋아하셨던 어머니의 바람대로 어머니의 재를 바다에 뿌리기 위해 하와이를 찾았는데. 총 지배인 아르망드는 손님들을 반갑게 맞이하며 악몽 같은 휴가가 시작된다.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온 셰인과 레이첼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낼 것을 약속하는데. 그때 셰인이 방 예약이 잘못된 것 같다며 프런트에 컴플레인을 걸게 되는데. 아르망드는 자신의 잘못으로 오버부킹을 했음을 알지만 손님 탓으로 돌려버린다. 레이첼은 현재 있는 방도 굉장히 크고 좋다며 남편을 말려보지만 그는 오지 부동. 고집이 소고집이다. 그리고 수습 직원인 라니는 혼자 온 타냐에게 방을 보여주는데. 이때 돌아가신 어머니의 유골함이 보이지 않는다는 그녀. 정신을 놓으려 하는 그녀를 위해 라니는 그녀의 어머니 재가 들어있는 비닐봉지.. 를 찾음으로써 그녀를 도와주고. 아니.. 재가 없어졌다고 그렇게 울상을 짓더니.. 그렇게 사랑하는 어머니의 재를 비닐봉지에 넣다니 이게 뭐람. 그렇게 팁을 받고 나온 그녀는 배에 진통을 느끼게 된다. 알고 보니 그냥 뚱뚱한 줄만 알았던 그녀는 사실 출산 직전.. 그렇게 아르망드의 사무실에서 아기를 출산하게 된다. 정말 초반부터 막장 분위기가 솔솔 나는 시리즈.

 

 

각자의 사정

어머니를 잃은 슬픔에 빠진 타냐. 머리를 비우고 마음을 추스리기 위해 스파를 예약하게 되고 스파 매니저인 벨린다에게 푹 빠지고 만다. 그녀의 테라피로 인해 모든 것이 치유된 느낌을 받은 타냐. 그녀는 벨린다에게 호텔에서 나와 1인 사업을 권하고 자신이 막대한 투자자가 되어주기로 약속한다. 이에 들뜬 벨린다는 밤낮으로 일해가며 그녀와 시간을 보내고 비즈니스 플랜까지 짜게 되지만 후에 애정을 갈구하는 타냐가 호텔에서 누군가와 사랑에 빠짐으로써 벨린다와 보내는 시간이 확 줄게 되고 나중에는 사업을 도와주지 못하겠다는 폭탄 발언으로 그녀를 절망에 빠지게 만든다.

 

니콜은 휴가를 와서도 일하기에 바쁘고 마크는 자신의 중요 부위에 난 염증으로 인해 암이 아닐까 여행 첫날 내내 걱정하고 후에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비밀을 알게 되며 혼란에 빠진다. 딸은 냉소적이며 친구 폴라와 붙어 다니고 아들은 완벽한 아웃사이더로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고 핸드폰 게임만 하며 시간을 보낸다. 올리비아는 자신은 부모와 같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누가 봐도 정 없고 부모 잘난 맛에 사는 아이. 그에 비해 폴라는 부유하지 않은 편으로 매 저녁식사마다 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불편해하는데. 그러던 도중 호텔 직원 카이를 만나 몰래 사랑을 나눈다. 그에게서 들은 이 호텔의 비밀. 바로 하와이 원주민들의 땅을 빼앗고 세운 호텔이라는 것. 그리고 그는 자신들의 땅이었던 이곳을 다시 되찾기 위해 이곳에서 돈을 벌어야만 하는 그런 역설적인 상황을 겪고 있는 것을 그녀는 알게 된다. 그를 돕기 위해 폴라는 약 1억 원에 달하는 니콜의 팔찌 하나를 몰래 훔치는 계획을 짜는데.

 

셰인은 여행 내내 예약이 잘못된 것만 생각하고 있다. 레이첼이 뭐라 하든 어딜 가든 관심도 없다. 그러다 그녀가 자신의 커리어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도 그는 휴가에서 일할 생각 마라며 거기서 주는 돈보다 자신이 더 많이 주겠다고 하는데. 그리고 자신이 돈이 많고 결혼한 정식 부부이기에 저널리스트라는 직업을 그만해라고 깎아내린다. 그런 그가 마음에 안 드는 그녀. 그러다 예약 문제로 인해 그들의 방을 예약했던 남편의 어머니가 그들의 허니문까지 오게 되고. 며느리가 마음에 안 들지만 아들 앞에서 연기하는 시어머니, 계속해서 자신을 깎아내리는 둘 때문에 레이첼은 결혼 생활과 미래에 대해 걱정하게 된다. 결국 남편에게 너와 결혼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실수라는 말을 하게 되는데.

 

한편 아르망드는 중간에 올리비아와 폴라의 분실물, 마약이 든 가방을 몰래 보관하게 되며 약쟁이가 되고 만다. 일과 후 약에 취한 그는 다른 동성 호텔 직원과 사무실에서 관계를 하던 모습을 셰인이 목격하게 되고. 셰인은 그것을 빌미로 아르망드를 계속해서 괴롭힌다. 그렇게 호텔에서 해고되기 하루 전날 그는 정신줄을 놓아버리고 호텔 직원들과 함께 마약 파티를 즐기는데. 한창을 즐기던 중 그는 자신을 이렇게 만든 손님 셰인에게 복수할 생각을 하게 되고 그의 룸으로 향한다. 그리고 그의 여행 가방 하나에 대변을 보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때 셰인이 방으로 들어오고 이상한 냄새를 맡게 되는데. 누군가가 자신의 방에 침입함을 알게 된 그는 칼을 들고 수색하던 중 아르망드를 찌르게 되고 그는 그 자리에서 사망한다.

 

HBO 화이트 로투스 스틸컷
출처. HBO

이놈의 자본주의. 본 시리즈는 괴롭히는 자가 베드 엔딩을 맞는다는 클리셰를 집어던지고 부자들을 위해 웃음을 짜내면서 일을 해야 하는 중하류층 직원이 암울한 결말을 맞는다. 하지만 이게 현실이다. 돈과 권력이 우선시되는 현실에서 말이다. 호텔의 지배인 아르망드가 사망했기에 여차저차 일이 끝났지 만약 셰인이 사망했다면 호텔은 백인 부자가 살해당한 저주의 호텔이라고 낙인찍히며 이와 관련된 사람 모두는 아마 하와이 호텔뿐 아니라 경찰서까지 방문했을 터다.

 

초호화 럭셔리 호텔에서 아무렇지 않게 몇백 만원이나 할 스쿠버다이빙 수업을 껌 사듯이 결제하고, 약 1억 원의 팔찌를 잃어버렸음에도 아무렇지 않고, 퀸이 자신은 보트 탈 거라며 미국으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하자 보트를 사준다는 그들을 보며 참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그들은 아무렇지 않게 행동해도 그로 인해서 다른 사람에게 상처가 될 거라는 생각은 단 한순간도 안 하는 듯 보였다.

 

중간중간 나오는 장면들과 음악 소리는 시리즈의 미스테리함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고 생각한다. 이번 시리즈로 인해 하와이 음악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시즌 2 도 기대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