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포르투갈

[미식] 포르투갈 대표 음식 정어리 Sardinha

포르투갈을 방문하신 분들은 아마 싸르딩야 (Sardinha) 를 많이 들어봤을 테다. 바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정어리로 유명한 생선류이다. 여름, 어느 레스토랑이나 가도 정어리가 준비되어 있을 정도니 포르투갈 사람들에게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한국인들, 무조건 좋아할 거라 생각된다. 아니 솔직히 길거리 다니는데 그릴로 생선 굽는 냄새나면 미치지 않나? 진짜 홀린 듯이 식당 들어갈 듯.

정어리와 감자
출처. 나

역사

사르딩야는 굉장히 오래된 전통 음식이다. 팔레스티나와 서부 시리아에 살던 페니키아인들이 약 3천 년 전 이베리아 반도에 정어리를 들여왔다고 한다. 그때부터 정어리는 포르투갈 사람들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음식이 되었고 또 한국인들이 외국 음식을 들여오며 우리 입맛에 맞게 바꾸는 것처럼 여기 또한 이곳의 입맛에 맞게 조리되어 섭취하고 있다. 

 

로마 시대에는 정어리가 귀한 식품으로 여겨졌으며 영양가가 높고 맛도 좋아서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하여 그들은 오래 먹을 수 있고, 보관할 수 있도록 정어리를 소금에 절여서 통조림으로 만들기 시작했고 이렇게 만들어진 캔은 로마 군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식량이 되었다고 한다. 

 

20 세기 전후로 정어리는 브라질 등 많은 국가에 수출되었고 포르투갈에서 제일 인기 가는 수출품이 되었다. 경제가 그리 특출나지 않았던 포르투갈이 이 수출로 인해서 경제가 활성화되었고 세계적인 수산 산업의 핵심 국가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도움이 되어 정어리는 문화, 경제관념에서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구운 정어리
출처. 나

문화

정어리는 그저 음식인 게 아니라 중요한 문화적 의미도 함께 가지고 있다. 나는 아직 가보지 않았지만 매년 6월 13일에는 리스본에서 Sardinha 축제가 열린다. 바로 "성 안토니오" 라고 불리는 축제인데 이는 풍어를 기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길거리 곳곳에서 정어리를 굽고 먹는다. 그냥 길거리에서 길게 바베큐 그릴을 이어서 모든 레스토랑 셰프들이 나와 계속해서 정어리를 굽는데 냄새가 장난이 아니라고 한다. 들은 바에 의하면 정말 그 냄새에 홀려서 바로 착석한다고..

 

생선은 원래 화이트 와인과 함께 먹어야 꿀맛이지만 구운 정어리는 무조건 레드와인과 곁들여 먹어야 한다. 레드 샹그리아도 괜찮다! 맥주도 좋다. 사르딩야와 정말 좋은 궁합을 자랑하는 음식 조합이 또 따로 있는데 그건 바로 토마토 밥. 토마토 죽이라고 해야 하나? 여행 왔던 분들이시라면 아호즈 드 마리스쿠 (Arroz de Marisco) 를 한 번쯤 먹어봤을 건데 거기서 해물만 빠진 게 바로 토마토 밥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면 저걸 만들 때 토마토 수프가 베이스가 되니까.. 여름철 레스토랑에서 뭘 먹을지 모르겠다 하시는 분들은 그냥 정어리랑 토마토 밥 시키면 한 끼 거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안타깝게도 나에게 6월은 정말 바쁜 한 달이라 계속해서 못 가고 있다. 내년에는 꼭 갈 수 있기를! 나도 길거리에서 고양이처럼 생선 물고 뜯으면서 와인을 들이붓고 싶다.

 

정어리 통조림
출처. 나

위에 나와있는 대로 대체로 구이를 해서 겉에는 바삭바삭하고 안에는 촉촉하게 많이 먹지만 (글을 쓰는 이 순간에 너무 배가 고파서 고통받고 있다) 포르투갈에서 꼭 사야 하는 쇼핑 리스트 탑 5 에 드는 정어리 통조림도 있다! 제일 무난한 건 올리브 유에 절인 사르딩야. 해바라기 유도 있지만 나는 올리브유를 추천한다. 하지만 나의 첫 번째 픽은 바로 매운 토마토 소스 사르딩야이다. 스파이시라고 적혀져 있지만 우리 한국인에게는 아무런 맛이 느껴지지 않는 스파이시 레벨. 하지만 짭조름한 토마토와 사르딩야가 잘 어우러지기 때문에 빵과 함께 먹으면 극락 간다. 

 

왔다 갔다 하면서 친구들에게 통조림을 나눠주었는데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는 애들도 있고 한 번도 보지 못한 비주얼에 충격받아서 잘 못 먹었다는 친구들도 있었다. 케바케이지만 이 또한 음식이지 않는가? 장식용이 아니니 한번 도전해 보는 것도 좋다. 위에 첨부되어 있는 사진에 Atum = 참치 캔도 있다. 한국 동원참치랑 똑같이 생겼다. 그냥 케이스만 다른 정도. 정어리도 똑같다. 그저 생선이 통째로 들어있는 것만 빼면.. 뼈도 굉장히 부드러워서 그냥 씹어 넘겨도 상관없다. 우리나라의 아시아나, 대한항공과 같은 포르투갈의 메이저 항공 TAP 항공 또한 로고에 정어리가 그려져있으니 말 다 했다.